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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과 박원순의 죽음을 바라보며 정치

(이미지출처-노컷뉴스)

나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은 두 사람이 떠났다. 한 사람은 굉장히 불미스럽게 인생을 마무리했고 한 사람은 평안하게 인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 두 고인들의 죽음 뒤, 삶을 평가하고 죽음을 추모하는데 있어서 엄청나게 큰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 모두 인생이 완벽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냥 내가 저 두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만 간단히 적으려 한다. 

우선 박원순 시장은,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한 직접적인 계기였다. 내가 서울에 살 때 오세훈 시장이 캐삭빵 끝에 물러나고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었다. 그 이후 박원순 시장은 내가 아는 유일한 서울 시장이었다. 뭐 가끔 먼 발치에서 만난적도 있어서 더 기억에 깊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갑자기 어느 날 사라지고 자살하니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충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박원순 시장이 걸어온 길에 대한 고생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 

그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더 이상 자살이 면죄부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자살이라는 것은 특정 종교를 제외하고는 결백의 뜻, 그리고 자신이 모든 일의 책임을 뒤집어 쓰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까지 본인이 모두 책임지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자살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나, 존경받을 행동으로 비추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런 풍습은 비교적 가까운 현대까지도 이루어져왔다. 

뭐 박원순 시장이 그냥 단순히 정말, 그러니까 정말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자살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회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굉장히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박원순 시장의 이런 행위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추를 자신의 잘못에 매달아 그저 바다에 깊숙히 떨구는 행위일 뿐이다. 박원순 시장은 평가가 갈렸다할지언정 인구가 천만여명에 달하는 한 국가의 수도의 수장이다. 결국 본인이 책임져야 할 수많은 시민들, 즉 본인의 시장으로서의 의무와 본분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그저 떠난 것이다. 최소한 본인의 죄가 사실이라면 본인이 수사에 임하는 동안 서울시의 업무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본인의 업무는 어떻게 대체할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하고 떠나야 한다. 지금 서울시가 코로나로 인해서 상당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방역이나 전반적인 업무에 구멍이 뚫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이런 행위는 피해자에 대해 마음의 짐을 씌우는 행위이다. 피해자에게는 다른 의미로 무거운 죄를 짓는 것이다. 본인이 정말 피해자를 생각하고 미안하다면 이번 일에 대해 본인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우선 혐의가 사실인지 아닌지부터 밝혀낸 이후에 사실이라면 현생에 본인의 죄의 값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며 천만 서울 시민들이 실망할지언정 그것이 시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박원순 시장의 자살은 그래서 비겁하다. 뭐 박원순 시장이 죽어서 더 이상의 수사가 불가능해 정말 그런 행위를 했는지는 이제 알 길이 없어졌지만 더 이상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비겁하게 본인의 책임을 외면한 사람에게 더 이상 쓰고 싶은 말은 없다. 

이제 더 이상 정치인이나 유명 인물이 본인의 잘못 이후 자살하는 것은 책임지는 것으로 비추어지지 않는다. 이제는 그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일 뿐이니 더 이상 본인의 목숨을 버리지 말고 현생에서 죄를 모두 청산하기를 바란다.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는 6.25 전쟁과 관련된 책을 읽는다면 그 무서운 활약상에 대해서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아마 그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는 미군, 북한군, 한국군 모두가 인정할만큼 탁월한 전술적, 전략적 수완을 가졌으며 때때로는 본인이 선두에 나서 병사들의 사기를 고양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완벽한 지휘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활약상 덕분에 현재의 내가, 그리고 나의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이 분이 아니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기에 백선엽 장군에게도 애도를 표한다.

이 분도 마찬가지로 친일 행적에 대한 심각한 오류가 있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과 사가 공존하고 있다지만 유독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의 대부분의 인물이 공과 사가 크게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당연하게도 매우 급진적이고 역동적인 한국의 근현대사의 특성상 어떤 사건이나 행동의 평가가 휙휙 바뀌는 경우도 많으며 주류 세력이나 지배 세력도 순식간에 갈아치워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인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간도특설대 복무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생각한다. 간도특설대는 정말 만주 지역의 항일군과 직접적으로 전투를 벌이고 그 곳의 주민들을 핍박하였기에, 그리고 내가 그들의 만행에 대한 책이나 논문을 읽어보았기에 나는 도무지 그 부분에 대해서 쉴드를 치고 싶지도 않고 정말 미친듯이 욕이 하고 싶다. 그나마 백선엽 장군 본인은 후회하거나 반성하는 언행을 많이 했다고 알고 있어 그 부분에서는 정상 참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뒤틀린 한국 현대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런 인물이 있다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친일행위로 청산이 되었거나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결국에는 그런 인물에 대해 이승만이나 당시 정권을 잡은 세력이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대한 처벌을 해내지 못한 것이 이런 논란을 낳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오들이 대천 현충원에 들어가기에는 너무나도 큰 결격사유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군을 막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공이 너무나도 크다고 생각하기에 현충원에 안장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분에 대해 현충원에조차 안장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물론 백선엽 장군의 과오가 크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국가라면 그 사람의 과오보다는 그 사람의 업적을 더 띄우고 칭찬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사람의 과오를 지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가 이념적으로 반대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업적은 축소하고 과오는 지나치게 드러내려는 경향이 심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가 상대 진영의 과오보다는 업적을 더 드러내며 남을 인정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줄인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의견이나 잘못된 점 있다면 댓글로 가르침을 주십시오!

덧글

  • Mediocris 2020/07/13 22:04 # 답글

    도대체 어떤 “책이나 논문을 많이 읽어보았기에 간도특설대는 정말 오로지 독립군과 항일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만든 부대”라고 생각하는지 책과 논문 근거를 제시하며 설명해 보기 바랍니다. 오로지 백선엽 장군을 매도하기 위해 쓰여진 한겨레 기자 출신 김효순의 ‘간도특설대’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댁과 같은 주장을 할 수 없습니다. “간도특설대는 정말 오로지 독립군과 항일세력을 토벌하기 위해 만든 부대”라는 주장을 증명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간도특설대가 토벌한 조선인 독립군 이름 하나만이라도 제시하면 됩니다.
  • 남중생 2020/07/13 23:17 #

    Mediocris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바는 정확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글쓴이 분 역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가르침을 달라고 써놓았습니다. 이전에 책과 논문에서 읽은 내용이더라도 착오나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인데, 너무 비난하듯 몰아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 잔망스러운 얼음집 2020/07/13 23:18 #

    말씀하셨던 간도특설대 1930년대 만주, 조선인으로 구성된 '친일토벌부대'라는 책과 만주지역 간도특설대의 설립과 활동이라는 책과 논문을 읽어보았구요, 개인적으로는 표현이 조금 과격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 예전에 읽었던 책이기도 하고 최근에 간도특설대에 대한 과격한 글을 많이 읽고, 과거 학교에서도 그런 부분으로 수업을 많이 들어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오로지 그 목적으로 창립되지는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찾아보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잘못 서술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다만 제가 들은 이야기에서는 간도 특설대가 동북항일연군과 실제로 전투를 벌였고 그 동북항일연군은 창립 주체는 중국이었지만, 실제로 그 대원들 중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한인이 참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이 조금 한국군 독립군으로 오인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과장이 된 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실수한 것에 죄송하며 이렇게 덧글로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최대한 수정하겠습니다.
  • Mediocris 2020/07/14 00:05 #

    반박 표현이 지나쳤다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북항일연군의 활동 시기나 위치를 사전 확인했다면 백선엽뿐 아니라 다른 조선인 출신 민주군들이 동북항일연군과 전투 조우했다고 주장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1940년 2월 23일 동북항일연군 총사령 양정우가 몽강현 남쪽 490 고지에서 전사한 후 동북 만주의 동북항일연군은 거의 궤멸되었습니다. 동북항일연군에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북괴 김성주(김일성)조차 1940년 8월에 소련으로 도망쳤습니다. 따라서 백선엽이 활동 위치도 전혀 다른 간도특설대로 전근된 1943년 2월에 동북항일연군을 만날 가능성은 없습니다. 더구나 중국 공산당의 별동부대에 불과한 동북항일연군을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편입시키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경찰이 절도범 잡자고 강도범에게 총을 쥐어줄 수는 없습니다.
  • 잔망스러운 얼음집 2020/07/14 00:24 #

    제가 아직 그런 부분까지는 저의 지식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런 멋진 댓글을 써주시는 분과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aa 2020/07/13 23:31 # 삭제 답글

    백선엽에 대한 선동과 진실
    https://www.youtube.com/watch?v=zzXWURUA6_o
  • 이글 2020/09/26 13:00 # 답글

    핍박... 친가가 홍성이라 명절에 홍성 시내를 지날떄면 김좌진 장군 동상을 항상 보게 되는데
    군자금 안 도와준다고 만주에 살던 동포들을 납치 협박에 살인까지 했었다는 걸 듣고선 다시 보게된 바가 있음
    과를 논할거라면 친일인사들만 조명할 게 아니라 공평하게 해야된다고 생각함 현재 일제시대와 관련된 담론은 어느 한쪽에 친일이란 올가미를 씌우고 낙인 찍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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